고혈압 관리의 정석: 진단 기준부터 약물·생활요법 종합 가이드

 

고혈압 관리: 진단, 생활습관, 치료의 체계적 접근

한국 성인 3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고혈압은 '국민 만성질환'으로 불린다. 그러나 높은 유병률에 비해 조절률은 44%에 그치고 있어, 적절한 관리 없이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고혈압은 증상이 없더라도 혈관 내부에서 치명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로 명명된다. 이에 대한고혈압학회의 진료 지침을 바탕으로 진단 기준과 과학적인 관리법을 정리한다.




1. 고혈압의 진단 기준과 위험성

고혈압의 진단은 정확한 수치 측정에서 시작된다. 대한고혈압학회 2018년 진료지침에 따르면 진료실 측정 혈압을 기준으로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확진한다.

혈압은 10mmHg만 낮아져도 심근경색(17%), 뇌졸중(27%), 심부전(28%), 전체 사망률(13%)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므로, 본인의 혈압 단계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압 분류수축기 혈압(mmHg)이완기 혈압(mmHg)
정상 혈압<120그리고 <80
주의 혈압120-129그리고 <80
고혈압 전단계130-139또는 80-89
고혈압 1기140-159또는 90-99
고혈압 2기≥160또는 ≥100


2. 생활요법 I: 식이조절과 체중관리

약물 치료 이전 혹은 병행되어야 할 핵심은 생활 습관의 교정이다. 특히 나트륨 섭취 제한과 체중 감량은 즉각적인 혈압 강하 효과를 보인다.

  • 저염식 실천: 한국인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10~12g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인 5g의 두 배를 상회한다. 하루 소금 섭취를 5g으로 줄일 경우 수축기 혈압은 4-6mmHg 감소한다. 국물 음식의 건더기 위주 섭취, 가공식품 제한, 조림 대신 구이 조리법을 활용해야 한다.

  • 체중 관리: 표준 체중을 10% 이상 초과하는 환자가 5kg을 감량할 경우 뚜렷한 혈압 감소가 나타난다. 남성은 허리둘레 90cm, 여성은 85cm 미만을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3. 생활요법 II: 운동과 DASH 식사법

운동과 식단 조절은 혈압 관리에 있어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 유산소 운동: 빠르게 걷기, 조깅,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을 주 5~7회, 하루 30분 이상 시행하면 혈압이 5-10mmHg 감소한다. 단, 겨울철 새벽 운동은 혈관 수축 위험이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 DASH 식사요법: 고혈압 환자를 위해 개발된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단은 전곡류, 저지방 단백질, 채소, 과일 섭취를 늘리고 포화지방과 염분을 줄이는 것이 원칙이다. 이 식사법을 철저히 지킬 경우 혈압을 최대 11/6mmHg까지 낮출 수 있음이 입증되었다.



4. 약물 치료의 원칙

생활요법을 3개월간 시행했음에도 목표 혈압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진단 당시 혈압이 매우 높은 고위험군의 경우 약물 치료가 필수적이다.

  • 치료 시작 기준: 고위험군(140/90mmHg 이상)은 즉시 약물 치료를 시작하며, 중위험군은 생활요법과 병행한다.

  • 약물 종류: 환자의 기저 질환에 따라 안지오텐신차단제(ARB), 칼슘차단제(CCB), 이뇨제 등이 처방된다. 최근에는 치료 목표 달성을 위해 서로 다른 기전의 약물을 결합한 복합제 사용이 권장되는 추세다.



5.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

진료실에서만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백의 고혈압'을 배제하고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가정혈압 측정이 필수적이다.

  • 측정 기기: 위팔 혈압계를 사용하며, 손목형은 정확도가 떨어져 권장되지 않는다.

  • 측정 원칙: 아침(기상 후 1시간 이내, 배뇨 후, 식전)과 저녁(취침 1시간 전)에 각각 2회씩 측정한다.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아 안정을 취한 뒤 심장 높이에서 측정해야 정확한 값을 얻을 수 있다.

고혈압은 완치의 개념이 아닌 '관리'의 영역에 있는 질환이다. 정확한 진단, 꾸준한 생활요법, 그리고 적절한 약물 치료의 삼박자가 갖춰질 때 심뇌혈관 합병증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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